더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호흡 시스템의 한계 (가장 결정적인 이유)
곤충은 인간처럼 폐로 숨을 쉬고 혈액(헤모글로빈)을 통해 산소를 운반하는 것이 아니라, 몸 옆면에 있는 기문(spiracle)을 통해 들어온 공기가 기관(trachea)이라는 미세한 관을 타고 직접 세포까지 전달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 물리적 문제: 산소가 확산(diffusion)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몸집이 2배 커지면 체적(세포 수)은 8배 늘어나는데, 산소를 받아들이는 표면적은 4배밖에 늘어나지 않습니다.
- 결과: 몸이 너무 커지면 몸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세포까지 산소가 도달하기 전에 모두 소모되어 버립니다. 즉, 안쪽 세포들은 질식하게 됩니다.
- 참고: 고대 석탄기에는 산소 농도가 현재(21%)보다 훨씬 높은 35%에 달했기 때문에, 날개 길이가 70cm에 달하는 거대 잠자리(메가네우라)가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2. 외골격의 무게와 강도 문제
곤충은 뼈가 몸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을 감싸는 외골격(exoskeleton) 형태입니다.
- 물리적 문제: 몸길이가 2배가 되면 무게는 8배가 됩니다. 하지만 다리나 몸체 외골격의 지지력(단면적)은 4배밖에 증가하지 않습니다.
- 결과: 곤충이 코끼리만큼 커진다면, 자신의 8배 무거워진 몸무게를 겨우 4배 강해진 다리가 버티지 못하고 바스러지게 됩니다. 곤충이 거대해지려면 다리가 기형적으로 굵어져야 하는데, 외골격 구조상 내부 공간이 부족해 근육이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됩니다.
3. 근력의 상대적 약화
근육의 힘은 근육의 단면적(면적, $L^2$)에 비례하는 반면, 들어 올려야 할 몸무게는 부피($L^3$)에 비례합니다.
- 물리적 문제: 개미는 자기 몸무게의 수십 배를 들 수 있지만, 이는 개미가 특별히 강해서라기보다 '몸집이 작기 때문'입니다.
- 결과: 곤충의 크기가 10배 커지면 근육의 힘은 100배 강해지지만, 몸무게는 1,000배 무거워집니다. 결국 몸집이 커질수록 곤충은 자신의 몸무게조차 감당하기 힘든 '느림보'가 되거나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4. 탈피(Molting) 시의 위험성
곤충은 성장하기 위해 단단한 외골격을 벗고 새로 만드는 '탈피' 과정을 거칩니다.
- 물리적 문제: 껍질을 막 벗은 직후의 곤충 몸은 매우 말랑말랑합니다.
- 결과: 몸집이 작은 곤충은 중력의 영향을 덜 받아 형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거대 곤충이 탈피를 한다면 새 껍질이 딱딱해지기도 전에 자신의 무게(8배 증가한 무게) 때문에 몸이 젤리처럼 으깨져 버릴 것입니다. 수중 생물인 게나 바닷가재가 곤충보다 크게 자랄 수 있는 이유는 물의 부력이 무게를 지탱해주기 때문입니다.
5. 순환계의 효율성
곤충은 피가 혈관을 따라 흐르지 않고 체강에 쏟아져 있는 개방 혈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펌프(심장)의 힘으로 구석구석 피를 보내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몸집이 커지면 영양분 공급과 노폐물 제거 효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요약
곤충이 인간 크기만큼 커질 수 없는 이유는 "산소 공급(확산)은 면적에 비례하고, 무게 지탱(강도)도 면적에 비례하는데, 산소 요구량과 실제 무게는 부피(세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이 불균형 때문에 곤충은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물리적 한계선에 도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