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는 말씀하신 대로 식물의 영양분이 이동하는 통로인 체관(Phloem)에 기생하며 증식합니다. 하지만 약제를 물관(Xylem)에 주입하는 이유는 식물의 생리적 구조와 약제의 이동 원리 때문입니다.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강력한 이동 동력 (증산작용) 이용

물관은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무기양분을 잎까지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이때 증산작용(잎에서 물이 증발하면서 생기는 끌어올리는 힘)에 의해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위쪽으로 이동합니다. 물관 주입 시: 약제가 수관(나무의 머리 부분) 전체와 잎까지 빠르게 확산됩니다. 체관 주입 시: 체관은 유기 양분이 이동하는 곳으로 이동 속도가 물관에 비해 훨씬 느리고, 농도 차이에 의해 이동하기 때문에 약제를 나무 전체로 골고루 퍼뜨리기 부적합합니다.

2. 물리적 구조와 주입의 용이성

  • 물관: 나무의 부피 대부분을 차지하는 목질부가 바로 물관입니다. 공간이 넓고 조직이 단단하여 주입기를 꽂거나 약제를 압력으로 밀어넣기에 용이합니다.
  • 체관: 나무의 껍질 바로 안쪽(내피)에 아주 얇은 층으로 존재합니다. 이 좁은 층에만 정확히 약제를 주입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고, 주입 과정에서 조직이 손상되기 쉽습니다.

3. 수평 이동을 통한 체관 도달

물관에 주입된 약제는 단순히 위로만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잎과 줄기의 끝까지 도달한 약제는 방사조직(Vascular ray)이나 세포 간의 확산을 통해 인접한 체관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고속도로(물관)'를 타고 나무 전체로 퍼진 뒤 '골목길'을 통해 목적지인 '체관'에 도달하는 방식입니다.

4. 약제의 특성 (옥시테트라사이클린 등)

파이토플라스마 치료에 주로 쓰이는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 같은 항생제는 수용성으로, 물관의 물 흐름을 타고 이동하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체관에 직접 넣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효율이 낮기 때문에, 증산작용이라는 강력한 펌프가 작동하는 물관에 약을 태워 나무 전체로 보낸 뒤, 자연스럽게 체관으로 스며들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