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토플라즈마(Phytoplasma)는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아주 특이한 형태의 세균입니다. 일반적인 세균과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어 식물 병리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파이토플라즈마에 대한 핵심 내용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주요 특징

  • 세포벽이 없음: 일반 세균과 달리 단단한 세포벽이 없고 유연한 세포막으로만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동그랗거나 길쭉하게 변합니다(다형성).
  • 살아있는 조직에서만 생존: 인공 배지에서 배양하기가 매우 어렵고, 오직 식물의 체관(Phloem, 영양분이 이동하는 통로)이나 매개 곤충의 몸속에서만 증식합니다.
  • 작은 크기: 생명체 중 가장 작은 부류에 속하며, 현미경으로도 관찰하기 어려워 과거에는 바이러스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2. 전염 경로

파이토플라즈마는 스스로 이동할 수 없으므로 주로 다음의 경로로 확산됩니다. 매개 곤충: 매미충, 나무이, 멸구 등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는 곤충이 감염된 식물을 먹은 후, 건강한 식물로 이동해 다시 즙을 빨 때 전염됩니다. 접목: 병든 나무의 가지를 건강한 나무에 접붙일 때 전염됩니다. 새삼: 기생 식물인 '새삼'을 통해 식물 간에 이동하기도 합니다. (참고: 종자나 토양을 통해서는 거의 전염되지 않습니다.)

3. 주요 증상

식물의 호르몬 균형을 파괴하여 기이한 외형 변화를 일으킵니다. 빗자루병(Witches' broom): 마디 사이가 짧아지고 잔가지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와 마치 빗자루처럼 보이는 현상. (가장 대표적) 황화 현상(Yellowing): 잎이 누렇게 변함. 엽화 현상(Phyllody): 꽃잎이 녹색 잎처럼 변해버리는 현상. 위축(Stunting):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왜소해짐.

4. 대표적인 병해 (한국)

  • 대추나무 빗자루병: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며, 수확량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결국 나무를 죽게 합니다.
  • 오동나무 빗자루병
  • 뽕나무 오갈병
  • 포도나무 황화병

5. 방제 및 치료법

파이토플라즈마는 치료가 쉽지 않아 예방이 최우선입니다. 항생제 나무주사: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 계열의 항생제를 나무 줄기에 직접 주사하면 증상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완치는 어려우며 매년 관리 필요) 매개 곤충 방제: 매미충이나 나무이 같은 곤충을 살충제로 철저히 방제합니다. 병든 개체 제거: 감염된 식물을 조기에 발견해 뽑아내거나 태워서 전염원을 차단합니다. 열처리: 접목 전 묘목을 따뜻한 물에 담가 파이토플라즈마를 사멸시키기도 합니다.

파이토플라즈마는 한 번 발생하면 주변으로 퍼지기 쉽고 농작물이나 산림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면 즉시 농업기술센터 등 전문 기관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