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미드(Plasmid)가 세균 사이에서 이동하는 과정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플라스미드 자체가 이동하는 것이 맞지만, '복제'를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원래 세균도 플라스미드를 그대로 가지고 있게 됩니다.

더 자세한 메커니즘을 세 가지 주요 전달 방식과 함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플라스미드는 어떻게 이동하나요? (3가지 주요 경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접합(Conjugation)입니다.

  • 접합 (Conjugation): 세균과 세균이 물리적으로 접촉하여 플라스미드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성세사(Sex pilus)'라는 일종의 다리를 만들어 상대 세균에게 플라스미드를 보내줍니다. (가장 흔한 플라스미드 이동 방식)
  • 형질전환 (Transformation): 세균이 죽어서 분해될 때 밖으로 나온 플라스미드 DNA를 주변에 있던 다른 세균이 직접 흡수하는 방식입니다.
  • 형질도입 (Transduction): 박테리오파지(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가 실수로 세균의 플라스미드를 가지고 다른 세균으로 옮겨가는 방식입니다.

2. 플라스미드 '자체'가 가나요, 아니면 'DNA'만 가나요?

이 질문은 "플라스미드의 물리적 형태가 그대로 넘어가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플라스미드 DNA의 한쪽 가닥이 복제되면서 넘어갑니다.

가장 흔한 '접합' 과정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복제와 동시 이동: 플라스미드 전체가 툭 떨어져서 옆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 아닙니다.
  2. 단일 가닥 절단: 이중 나선 구조인 플라스미드 DNA의 한쪽 가닥을 끊습니다.
  3. 롤링 서클 복제 (Rolling Circle Replication): 끊어진 한 가닥이 실타래 풀리듯 풀리면서 상대방 세균에게로 전달됩니다.
  4. 상보적 가닥 합성: 전달하는 세균(공여자)과 전달받는 세균(수여자)은 각각 가지고 있는 단일 가닥 DNA를 바탕으로 나머지 한쪽 가닥을 새로 만듭니다.
  5. 결과: 양쪽 세균 모두 완전한 이중 나선 원형 플라스미드를 갖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플라스미드라는 물질 자체가 DNA 덩어리이므로 "플라스미드 DNA가 이동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데이터)만 복사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DNA 분자의 절반(한 가닥)이 물리적으로 건너가서 다시 완전한 형태로 복구되는 것입니다.

요약

  • 이동 방식: 주로 세균 간의 직접 접촉인 '접합'을 통해 이동합니다.
  • 이동 원리: 플라스미드 전체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DNA 한 가닥이 복제되면서 이동합니다.
  • 결과: 전달이 끝나면 두 세균 모두 동일한 플라스미드를 가지게 됩니다. (이것이 항생제 내성이 빠르게 퍼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