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시들음병에 걸린 나무의 잎이 말라 죽으면서도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오랫동안 붙어 있는 이유는 '떨어져나가는 층(이층, Abscission layer)'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급격한 수분 차단과 고사

참나무시들음병은 '광릉긴나무좀'이라는 매개충이 퍼뜨리는 곰팡이균(라파엘레아)이 나무의 도관(물관)을 막아버리는 병입니다. 뿌리에서 흡수된 물이 잎까지 전달되지 못하면 나무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말라 죽게 됩니다.

2. 이층(離層) 형성의 실패

정상적인 나무는 가을이 되어 낙엽이 질 때, 잎자루와 가지가 연결된 부분에 '이층(떨어져나가는 세포층)'이라는 특수한 세포 조직을 만듭니다. 이 층이 형성되어야 잎이 가지에서 자연스럽게 분리되어 떨어집니다.

하지만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린 나무는: 너무 빨리 죽음: 이층이 형성되기도 전에 수분이 차단되어 잎과 줄기의 세포가 급격히 죽어버립니다. 에너지 부족: 이층을 만드는 과정도 나무의 생리적인 활동(에너지 소모)이 필요한데, 병에 걸린 나무는 그럴 여력도 없이 조직이 괴사합니다.

3. 물리적 고착

결과적으로 잎자루 조직이 가지에 단단히 붙어 있는 채로 그대로 말라 비틀어지게 됩니다. 마치 살아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박제된 것처럼 달라붙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린 나무의 잎이 늦게까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은 "나무가 잎을 떨어뜨릴 준비를 할 시간도 없이 급작스럽게 죽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그래서 산림 현장에서는 한여름인데도 마치 단풍이 든 것처럼 붉게 마른 잎이 떨어지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나무를 보고 참나무시들음병 감염 여부를 1차적으로 진단하기도 합니다.